길을 잃지 않으려고
신발끈을 오래 만졌다.
그 사이 산은
젖은 그늘 하나를
내 발등에 먼저 올려놓았다.
마른 흙은 쉽게 부서졌고,
절벽을 버틴 바위의 갈라진 결은
발바닥으로 먼저 말을 걸어왔다.
가시덤불을 지나며
몇 번이나 소매를 빼앗겼다.
돌아보니
가시에 걸린 것은 옷자락보다
서두르던 마음이었다.
능선을 따라 걷다
이끼를 피하려던 발끝이
작은 흙더미를 끝내 무너뜨렸다.
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바람만
쓰러진 흙 냄새를 오래 뒤집었다.
쉬어 가라는 듯
들꽃 몇 송이가 바짓단에 매달렸지만,
나는 쉬지 않았고,
꽃도 나를 붙잡지 않았다.
잠시 멈춘 것은
가슴속에서 거칠게 부딪히는 숨과
나무 사이를 건너는 새소리뿐이었다.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길은 더 좁아지고,
발자국은
앞으로 난 것이 아니라
뒤에서 나를 밀어오는 것 같았다.
돌 하나를 비켜섰다고 생각했는데
발등에는 어느새 흙이 묻어 있었다.
산은 끝내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다만 내려오는 길에서도
낯선 발자국 하나가
내 것처럼 오래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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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속에서 익어가는 삶, 삼겹살 한 점에 담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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