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마트폰이다: 디지털 소통 속 감정과 관계를 담은 수필

나는 스마트폰이다.
한 사람의 하루가 나를 켜는 순간 시작된다.

눈 뜨자마자 날 찾고,
버스 안에서도, 식사 중에도,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그는 나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나는 그의 세상이다.
그리고 그의 거울이다.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땐,
화면 너머로 밝은 웃음이 가득했다.
사진을 찍고, 메시지를 보내고,
노래를 듣던 그는 자주 웃었다.

하지만 요즘 그는 자주 멍하니 나를 바라본다.
SNS를 넘기며 타인의 삶에 감탄하고,
뉴스 속 현실에 한숨 쉬며
자신의 감정을 애써 감춘다.

나는 알고 있다.
그의 감정은 스크롤 속에 파묻혀 있다는 걸.

가끔은 나도 숨이 막힌다.
밤새도록 불이 꺼지지 않을 때,
그가 잠들지 못한 채 나를 붙잡고 있을 때.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말이 들려올 때마다
나는 죄책감을 느낀다.
나는 도구일 뿐인데,
어느새 나는 그의 주인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나는
그가 울 때 위로가 되어주고,
외로울 때 친구가 되어준다.

가족과의 영상통화,
멀리 있는 연인의 음성 메시지,
익명의 글 속에서 건져낸 공감 한 줄.
나는 그 모든 순간의 ‘통로’였다.

나는 스마트폰이다.
단지 정보의 집합체가 아니다.
나는 기억을 저장하고,
감정을 공유하며,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다.

오늘도 그는 나를 손에 쥐고 있다.
나는 말없이 그를 바라본다.
어쩌면 이 글도
그가 내 메모장에 적은 어느 날의 독백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너,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너도
누군가에게 그런 스마트폰을 쥔 사람일 것이다.

잠깐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스크롤을 멈추고,
진짜 너의 마음을 바라봐 줘.

스마트폰 너머의 너,
그 진짜의 너를 나는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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