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은 말이 없지만, 가르친다 – 강화 고인돌에서 배운 것
강화도의 들판을 지나면,바람이 낮게 눕는 언덕 위에 고인돌이 있다. 그 돌은 수천 년 동안 그 자리에 있었다.시간도, 전쟁도, 계절도 다 지나갔지만돌은 남았다. 나는 지금, 그 돌 옆에 서 있다.제자들과 함께. 아이들과 함께 강화 고인돌 유적지를 찾은 날,봄기운이 살짝 번진 하늘 아래들꽃이 수줍게 피어 있었다. 역사 수업의 연장선이라며짧은 견학으로 계획된 일정이었지만,나는 이 시간을 조금은 다르게 느끼고 싶었다. 단순한 유적 답사를 넘어,이 돌 앞에서 우리가 함께멈춰 설 수 있기를 바랐다. “선생님, 이게 진짜 무덤이에요?”한 아이가 물었다.“그래. 아주, 아주 오래전 사람의 무덤이야.”“그럼 무섭지 않아요?” 나는 대답 대신,아이와 함께 돌 앞에 잠시 앉았다. 눈을 감으면,돌 아래로 시간이 스며든다. ..
2025.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