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에세이 #수필추천 #한국김치 #김장문화 #엄마의김치 #겨울추억 #삶과발효 #김치철학 #슬로우라이프 #강화도이야기 #한국의맛1 김치는 익는다, 마음도 그렇다 겨울이 오면마당 한켠 장독대가 조용히 제 자리를 지킨다. 눈발이 흩날리던 어느 해,나는 어린 손으로 배춧잎 사이를 열심히 벌리고 있었다. 어머니의 고무장갑 낀 손이 익숙하게 양념을 버무릴 때마다,김칫속의 붉은 향이 코끝을 간질였다. 말은 없었지만,김장을 하는 그날은집안 전체가 말없는 약속을 지키는 듯했다. 기다림의 계절이 온 것이다.어머니는 강화도 사람이다. 갯벌에서 나는 굴과 새우젓,석모도에서 건너온 젓갈로 김치를 담갔다. 강화의 바람은 매서웠지만,그 속에서 자란 채소는 야무졌다. “강화 배추는 아삭하고 단단해서 김장에 딱 좋아.”어머니는 매년 이맘때면 그렇게 말씀하시곤 했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나는 시간이 꽤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김치는 시간이 만드는 음식이다. 처음에는 짜고 맵고 날것 같지만,시.. 2025. 8.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