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무지개 #삶과죽음 #이별수필 #감성수필 #문학수필 #에세이 #철학적사색1 무덤길 위에 걸린 쌍무지개, 떠난 이와 남은 이의 이야기 장례가 끝난 산은 말이 없었다.바람도 조심스레 흐르고, 흙을 던지는 손짓은 이승과 저승을 나누는 신호 같았다. 나는 지팡이를 짚고 무덤 사이 길을 올랐다.신발 밑에서 흙이 눌려 터지는 소리가 잔뜩 젖은 듯 끈적였다.코끝에는 흙냄새가 짙게 배어들었고, 계곡에서 불어온 바람은 차갑게 살결을 스쳤다.삶은 늘 그렇듯, 하나의 얼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았다. 상수리 열매가 떨어져 땅을 울렸다.짧은 울림이 목탁처럼 산을 두드렸다.가지 위 새소리는 기도처럼 흘러나왔다. 계곡 물 위로 도화잎이 흘러갔다.너무 가벼워 오래 머물 수 없었다.발밑에서는 들개가 혀를 늘어뜨렸고, 까마귀는 검은 울음을 토했다. 그 순간, 동굴 깊은 곳에서 바람이 스쳐 갔다.낮은 신음처럼 들려왔다.그 소리는 단순한 바람이었을까,아니면 누군가의 목소.. 2025. 8.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