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시 | 봄 하늘에 피어난 순수와 한(恨)의 서정시

봄 하늘 아래
목련꽃이 묻는다

어디로 날아가야 하는가
이 흰 마음은

검붉게 맺힌 한(恨)
밤새 이슬로 씻어
순수한 꽃으로 피어난다

눈처럼 밝은 목련꽃
봄 하늘가에
혼백처럼 머문다

이승에서 다 하지 못한 말들이
꽃이 되어 피었을까

세상살이 아직 모르는
계집아이 풋가슴 가려 주려
한 움큼씩
흰 꽃잎을 흩뿌린다

봄 햇살은 쏟아지는데
그 햇살을 막아 줄
푸른 잎은
아직 눈도 뜨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목련꽃은
한 줌 부끄러움도 없이

속 깊은 가슴을 열어
하늘을 향해 피어난다

그리고 마침내

짙푸른 봄 하늘을
조용히
가득 채운다

목련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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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시 | 봄 하늘에 피어난 순수와 한(恨)의 서정시”에 대한 2개의 생각

  1. 지금이 목련의 개화 시기이군요. 공원 여기 저기에서 쉬 목련 꽃을 볼 수 있구요. 선생님이 오늘 노래한 것은 ‘나무에 피는 연꽃’이란 뜻의 목련이군요. 연꽃이든, 낮에 오수를 즐기는 듯한다는 수련이든, 나무에서 피는연꽃, 목련이든 모두 범접할 수 없는 고결한 아름다운 꽃이지 싶어요. 선생님은 이 꽃을, 순수한 꽃, 혼백, 이승에서 다하지 못한 말들이 된 꽃 등, 주로 한의 정서를 표상하는 꽃으로 노래하였군요. 지상에서 가장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가장 짧게 머무는 꽃이라니 아쉬움, 안타까움, 한스러움의 정서에 공감합니다. 일반적으로 ‘화무는십일홍이다’하여 십 일 가는 꽃 없다는 말들을 하지만, 이것은 십 일이 아니라 핀 지 사흘 정도면 그 청초하니 아름답던 모습 뚝뚝 떨어져 내려 곧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리니 말이지요. 왜 그리 서둘러 피는 듯 지는 걸까요. 그리 짧게 머물려면 뭐하러 이승에 왔다 가는 걸까요? 선생님의 마음으로 읽으면 이승에 남겨진 사랑하는 사람에게 못다한 말이 있에 그 말을 꼭 해야겠기에 한스런 혼백처럼 잠깐 이승으로 온 것이군요. 이별의 상처를 덧나게 하기 싫어 서들러 가는 거겠구요. 또 잊을만큼 시간이 지난 봄이 다시 오면 또 왔다 가기를 반복하는 거구요. 생명 있는 것으로 지상에서의 삶을 시작한 어느 존재이든 언젠가는 멸해야 한다는 자명한 이치와 지상에서의 맺은 인연은 누구나 지상에서 삶을 다하는 날 끝난다는 섭리를 잘 아는 우리는 너나 없이 어느 정도의 고독과 한스러움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유한자들 끼리 맺은 이연과 서약도 영원할 수 있음을 알려 주고 싶기도 한 것이지요. 지상에서 멸하는 것은 육이지만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처럼 어떤 정신이나 영혼은 쉬 멸하지 않는 다는 것을 믿으니까요.

    답글
    • 울림님, 정성 가득한 감상에 마음이 환해집니다. 사흘이면 저물어버리는 목련의 짧은 생애를 ‘못다 한 말을 전하러 온 혼백’으로 읽어주셔서 제 시가 비로소 완성된 기분입니다. 육신은 멸해도 영혼과 예술은 남는다는 말씀, 가슴 깊이 새기며 다음 봄에도 다시 피어날 목련 같은 글을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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