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업무가 몸에 먼저 도착했다.
무릎은 차가운 금속처럼 시리고
목은 말보다 먼저 마른다.
머릿속에서 둔음 하나가
하루의 중심을 두드린다.
그때부터
지워지지 않는 윤곽이 생겼다.
둥글고, 무게를 가진,
손의 기억을 불러오는 형태.
유방.
이름을 부르자 더 또렷해진다.
살의 완만한 곡선,
주름이 밀려나며 드러나는 평면,
아직 젖을 품지 않았으나
이미 세계의 시선을 견디는 곳.
풋과일의 단단함이 남아
상처와 성숙의 경계에 서 있는,
양피지처럼 얇은 피부 아래
시간이 조용히 고이는 유방.
쓸모를 잃었는데도
항우의 팔이 멎는 곳,
유방.
쓸모를 묻지 않아도
의미를 증명하지 않아도
욕망은 늘 그곳에 먼저 도착한다.
하루가 끝날 즈음
몸 곳곳에서 같은 곡선이 겹쳐 보이고
나는 알았다.
이 몽롱함이 피로가 아니라
끝내 감추지 못한
속물의 인식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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