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에 흔들리는 가지 끝,
어느덧 누렇게 마른 잎 하나가 남아 있다.
떨어질 때가 지난 듯 보이지만,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누구나 마음속에 그런 잎새 하나쯤은 달고 산다.
한때는 푸르렀고, 바람 따라 흔들리며 햇살을 받았던 그 잎.
이제는 주름지고 바스러질 듯하지만,
이상하게도 끝내 떨어지지 않는다.
떨어지는 일은 어쩌면 쉬울지 모른다.
체념하고, 놓아버리고, 등을 돌리면 된다.
그러나 그 잎은 스스로를 놓지 않는다.
질기게, 미련하게, 흔들려도 끝내 붙잡고 있다.
삶도 그렇다.
벗어나고 싶은 고통, 잊고 싶은 절망,
그러나 정작 그 속에서
삶은 비로소 향기를 띤다.
지워지지 않는 주름과 얼룩 속에서
진짜 삶이 비로소 스며든다.
젊은 날에는 떨어질까 두려웠다.
무너질까봐, 잃을까봐,
쥐고 있는 것들을 더 세게 쥐었다.
하지만 살아보니,
떨어짐은 사라짐이 아니었다.
떨어진 자리에도 꽃은 피고,
남겨진 자리에도 기억은 자랐다.
그 마지막 잎새는,
자신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속 희망을 지키고 있었다.
바람 속에서도 놓지 않는 생명,
그것은 의지였고, 기도였다.
그러니 오늘, 나의 잎새 하나도
허망하지 않기를 바란다.
떨어지는 순간조차
누군가에게 봄이 되기를.
희망의 잎사귀는, 언제나 마지막에 매달려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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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운인가 노력인가) https://sunbicheonsa.com/5
"운의 얼굴을 마주할 때, 사람은 따뜻해진다"
안녕하세요?낭만서생 방입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우리는 스스로의 성취를 얼마나 '실력'이라고 믿고 살아가는 걸까요.그리고 그 믿음은, 진실일까요? 물론 우리는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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