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건

벽에 걸린 혓바닥 하나.
아침마다 젖은 얼굴이 스쳐 가고
빠져나온 체온이
올과 올 사이에 머문다.
닦아낸 것은 물기뿐인데
미처 삼키지 못한 말들이
젖은 섬유에 달라붙는다.
마른 비듬 같은 문장 몇 조각,
피부에서 벗겨진 하루가
너를 닦아낸 자리에 남는다.
바람 드나드는 벽에 걸려
기어오르는 태양을 받아도
올 깊숙이 밴 물비린내는
쉽게 빠져나가지 않는다.
매일 아침
나는 너에게서 젖어간다.
너는 뽀송한 얼굴로
문을 열고 나가고,
나는 네가 두고 간 물기를 품은 채
벽에 남는다.
해가 기울면
굳은 올과 올이 달라붙고
아무도 닦아주지 않은 혓바닥 하나가
벽에서 천천히 마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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