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김태연 국민동태탕, 찬우물 근처에서 만난 어린 시절의 맛

강화도 김태연 국민동태탕

강화도 찬우물 근처에서 동태탕 한 냄비가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여동생 식구들과 점심을 먹으러 찾아간 곳은 강화군 선원면의 김태연 국민동태탕이었다.

평일 점심인데도 식당 안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동태탕+솥밥은 1만 2천 원, 동태내장탕+솥밥은 1만 3천 원이었다.

우리는 동태탕을 주문했다.

커다란 냄비가 식탁에 놓이고 국물이 끓기 시작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국물 한 숟갈을 떠먹었다.

얼큰하고 시원했다. 동태 살은 부드럽고 담백했다.

그 맛이 아주 오래된 기억 하나를 불러냈다.

내가 처음 기억하는 동태는 돈을 주고 산 생선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 동태 행상이 함지박을 이고 마을로 들어오곤 했다.

행상이 집 앞에 멈추면 어머니는 쌀독을 여셨다. 쌀을 얼마간 퍼서 내어 주시고 동태 몇 마리를 받아 오셨다.

내게 동태는 쌀과 바꾸어 먹던 생선이었다.

동태가 생긴 날이면 어머니는 큰 솥을 걸었다.

토막 낸 동태에 무를 넣고, 김치도 넣었다. 때로는 배추 잎도 넣고 고추장을 풀었다.

솥에서 동태탕이 보글보글 끓으면 칼칼하고 구수한 냄새가 집 안을 채웠다.

온 식구가 밥상에 둘러앉았다.

동태 살을 발라 밥 위에 얹고 뜨거운 국물을 떠먹었다. 국물이 남으면 밥을 말았다.

살림은 넉넉하지 않았어도 동태 한 솥이면 식구들의 저녁 밥상이 넉넉해졌다.

명태는 우리 식생활과 유난히 가까운 생선이다.

같은 명태도 얼리면 동태, 말리면 북어라 부른다. 겨울 추위 속에서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말린 북어를 황태라고 한다. 어린 명태는 노가리라고 불렀다.

그만큼 명태는 오랫동안 한국인의 밥상 가까이에 있었다.

한때 동해안에서는 명태가 흔하게 잡혔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명태 어획량이 많았던 1981년에는 17만 톤에 달했다. 그러나 이후 국내 연근해 명태는 급격히 줄었고, 오늘날 우리 식탁의 명태는 원양산과 수입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어린 시절에는 흔해서 귀한 줄 몰랐던 생선이었다.

세월이 흐르고 보니 바다도 변했고 밥상도 변했다.

강화도 김태연 국민동태탕에서 끓고 있는 냄비를 바라보니 그 긴 세월이 한데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어머니는 쌀을 내어 주고 동태 몇 마리를 받아 오셨다.

나는 이제 식당에서 1만 2천 원을 내고 동태탕과 솥밥을 먹는다.

쌀과 생선을 맞바꾸던 시절은 지나갔다.

함지박을 이고 마을을 돌던 행상도 사라졌다.

동해에서 흔하게 잡히던 명태도 이제 우리 바다에서는 귀한 존재가 되었다.

그래도 동태탕은 우리 밥상에 남아 있다.

여동생 식구들과 한 냄비를 가운데 두고 먹다 보니 어린 시절의 밥상이 겹쳐졌다.

그때는 부모님과 형제들이 둘러앉았다.

지금은 여동생과 그 식구들이 마주 앉아 있다.

사람도 세월도 달라졌지만 한 냄비의 음식을 나누어 먹는 풍경은 닮아 있었다.

음식에는 한 시대의 삶이 남는다.

무엇을 잡아먹었는지, 어떻게 구했는지, 무엇을 넣어 끓였는지, 그리고 누구와 나누어 먹었는지가 한 그릇의 음식에 기억으로 쌓인다.

내게 동태탕은 그런 음식이다.

강화도 찬우물 근처 김태연 국민동태탕에서 먹은 한 끼에도 오래전 우리 집 부엌이 숨어 있었다.

함지박을 이고 오던 행상이 있었다.

솥에서 피어오르던 하얀 김이 있었다.

그리고 그 기억 한가운데 어머니가 계셨다.

식사를 마칠 무렵, 냄비 바닥에 국물이 조금 남았다.

마지막 한 숟갈을 천천히 떠먹었다.

문득 어린 날의 부엌이 보였다.

쌀독 앞에 앉아 행상에게 건넬 쌀을 퍼 담던,

어머니의 두 손이 보였다.


방문 정보: 김태연 국민동태탕은 인천광역시 강화군 선원면 시리미로42번길 62-36에 있습니다. 전화번호는 032-932-6275입니다. 현재 온라인에 안내된 영업시간은 화~일요일 10:00~20:30이며, 14:30~16:00은 브레이크타임, 19:30은 라스트오더, 월요일은 휴무입니다. 동태탕+솥밥 12,000원, 동태내장탕+솥밥 13,000원으로 확인됩니다. 가격과 영업시간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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