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을 참는 법

어린 나는 울고 싶으면 울었다.
마당에 엎드려 발뒤꿈치로 땅을 차면
흙먼지 너머에서 어머니가 왔다.
소매로 코를 닦아주고
등을 한 번 쓸어주던 손.
나는 울면 누군가 오는 것이
사랑인 줄 알았다.
청년이 되자
울음에도 돌아올 곳이 없었다.
좋아한다는 말은
몇 번이나 입술까지 왔다가 돌아갔고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 앞에서
나는 끝내 이름 하나 부르지 못했다.
골목 끝에 오래 서 있던 밤,
벽은 내가 삼킨 말을
고스란히 돌려주었다.
아버지가 된 뒤에는
어깨 위에 지붕 하나가 생겼다.
아이들이 잠든 새벽,
생활비가 적힌 봉투를 펼쳐놓고
나는 벽에 이마를 댔다.
울음이 올라오면
눈을 오래 감았다.
내가 젖으면
아이들의 아침까지 젖을 것 같았다.
그때부터
울지 않는 법보다
들키지 않는 법을 먼저 배웠다.
세월이 지나
어머니의 신발이 현관에서 사라지고
아버지가 쓰던 낡은 안경도
주인을 잃었다.
함께 이마를 맞대던 사람의 베개에는
눌린 자리 하나가
오래도록 펴지지 않았다.
그때도 나는 울지 못했다.
눈물은 밖으로 길을 내지 못하고
갈비뼈 안쪽을 천천히 돌았다.
한 방울씩
아무도 모르는 곳에 고여
밤마다 조금씩 굳어갔다.
아침이면 등이 먼저 일어났다.
나는 그 뒤를 따라
천천히 허리를 세웠다.
평생 삼킨 울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눈물이 나가지 못한 자리마다
뼈가 하나씩 자랐다.
오늘도 나는
그 뼈들로 서 있다.
누군가는 나를
단단한 사람이라 부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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