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참으면 들리는 것 | 몸속의 시간과 기억을 그린 현대시

숨을 참으면

 

손목 안쪽
얇은 피부를 누르면

묻힌 종소리가
붉게 울린다.

숨이 들어오고
숨이 나간다.

내가 밀어낸 공기가
다시 나를 밀고 들어온다.

숨을 멈추자
없던 소리가 생긴다.

내 안의 모래시계에는
모래 대신 자갈이 있다.

하나가 떨어지고
오래 뒤
또 하나가 떨어진다.

손목을 짚으면
아직 붉은 종이 울리고

자갈 하나가
내가 모르는 쪽으로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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