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걷는 마음

매뉴얼은 간단하다.
몸을 쥐고 있던 힘을 풀 것.
네 이름은 나무뿌리 사이에 둘 것.
숲은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떨어진 것부터 먹는다.
나는 걷는다.
발바닥이 흙을 누를 때마다
등 뒤의 소란이 납작해진다.
울고 난 눈가에
젖은 이파리 하나가 붙는다.
떼지 않는다.
숲에 왔다고
마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돌아보면 네 이름은
아직 뿌리에 걸려 있다.
나는 그것을
주우러 가지 않는다.
다시 걷는다.
숲은 나를 위로하지 않는다.
나무는 나무로 서 있고
흙은 밟힌 만큼 내려앉는다.
그 무심함이 좋다.
고개를 든다.
눈알 속으로
감당할 수 없는 초록이 쏟아진다.
눈을 감는다.
눈꺼풀 안쪽까지
숲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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