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면을 갈아
손가락도 머물지 못하는
한 점이 되었다.
망치는 떠났지만
쇠는
맞은 자리마다
결이 달라졌다.
닿기 전부터
나무는
속에
갈라질 길을 품고 있었다.
가장 단단한 것을 만나는 순간
뚫린 것은
나무만이 아니었다.
송곳도
조금씩 닳아 갔다.
끝은
뚫을수록
더 깊이 들어가지만
먼저
자기 몸을 잃는다.
빠져나간 뒤에도
남는 것은
송곳이 아니라
그가 만든
작은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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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도 생각도 빌려온 것뿐인 세상에서, 비로소 ‘나’를 만난 찰나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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