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끝이 남긴 것은 상처가 아니라 빈곳이었다 [창작시]

모든 면을 갈아

손가락도 머물지 못하는

한 점을 만들었다.

 

망치는 떠났지만

쇠는

맞은 자리마다

결을 바꾸었다.

 

닿기 전부터

나무는

속에

가느다란 길을 품고 있었다.

 

가장 단단한 것을 만난 순간

부서진 것은

뼈가 아니라

빛이었다.

 

끝은

뚫을수록

자기 몸을 먼저 잃는다.

 

빠져나간 뒤에도

남아 있는 것은

송곳이 아니라

그 작은 빈곳이었다.

 

 

*관련글 보기

그녀를 살해하는 법|착각이 만든 가장 우아한 살인, 반전 문학콩트

“내 몸도 생각도 빌려온 것뿐인 세상에서, 비로소 ‘나’를 만난 찰나의 순간”

돈은 그림자다: 돈과 행복, 그리고 삶에 대한 성찰

 

선비천사의 브런치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선비천사 브런치 바로가기

이 글이 마음에 남으셨다면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마음을 나눠주셔도 고맙겠습니다.
카카오뱅크: 3333-35-3671093 (방철호)


이 글들을 엮어
『바람이 지나간 자리엔 마음이 남았다』라는 전자책으로 만들었습니다.
👉 전자책 보러 가기 →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