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밖엔 할 줄 아는 게 없어요|평범한 부부가 말하는 사랑의 의미

사랑하는 아내의 손을 다정하게 잡은 부부

얼마 전, 조용한 교회 모임에서 한 목사님의 사모님을 처음 뵈었다. 눈빛이 따뜻해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분이었다.

사모님은 내게 조심스레 물으셨다.

“무엇을 잘하세요? 운동도 잘하실 것 같고, 여러 활동도 잘하실 것 같아요.”

단순한 칭찬만은 아니었다. 교회를 위해 함께 섬길 수 있는 일을 묻는 따뜻한 기대가 담겨 있었다. 나는 잠시 생각했다. 운동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악기를 능숙하게 다루지도 못한다. 남들 앞에서 내세울 특별한 기술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 순간 옆에 있던 아내의 손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그 손을 조용히 감싸며 말했다.

“저는… 사랑밖엔 할 줄 아는 게 없어요.”

사모님은 크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 눈빛에는 ‘그거면 충분하지요’라는 대답이 담겨 있었다. 농담처럼 꺼낸 말이었지만, 입 밖으로 내고 보니 내 삶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문장이었다.

세상은 늘 무엇을 잘하느냐고 묻는다. 얼마나 많은 능력을 가졌는지, 어떤 성과를 냈는지, 어디에 쓸모가 있는지를 확인한다. 그러나 함께 살아가는 사람에게 필요한 능력은 화려한 재주가 아닐 때가 많다. 늦은 귀가를 기다려 주고, 말없이 손을 잡고, 지친 표정을 먼저 알아보는 마음이면 충분하다.

사랑은 대단한 선언보다 평범한 날의 작은 행동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비 오는 날 우산을 상대 쪽으로 조금 더 기울이는 일, 밥상에서 맛있는 반찬을 슬쩍 밀어 주는 일, 잔소리처럼 들리는 걱정을 끝까지 들어 주는 일이다. 어느 날에는 잔소리마저 노래가 되는 부부의 사랑도 있다.

돌이켜 보면 우리 부부에게도 서운한 날과 말이 엇갈린 날이 많았다. 사랑한다고 해서 언제나 다정한 것은 아니었다. 가까운 만큼 기대했고, 기대한 만큼 상처받기도 했다. 그래서 사랑은 달콤한 감정만이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끝내 곁을 지키는 연습인지도 모른다.

때로 사랑은 왜 이토록 힘든지 묻게 된다. 그래도 혼자 견디는 것보다 함께 아파하는 쪽을 선택한다. 고독과 연결 사이에서 발견하는 사랑의 의미는 어쩌면 떠나지 않고 다시 손을 내미는 데 있을 것이다.

나는 여전히 특별히 잘하는 것이 많지 않다. 그러나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기쁜 날에는 함께 웃고, 어려운 날에는 곁을 지키며, 늙어 가는 시간을 같은 방향으로 바라보고 싶다.

사모님의 따뜻한 웃음이 지금도 마음에 남아 있다.

오늘도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는다. 세상이 무엇을 잘하느냐고 다시 물어도 같은 대답을 할 것이다.

“사랑밖엔 할 줄 아는 게 없어요.”

당신이 가장 오래 익혀 온 사랑의 재능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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