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앗간 앞
참새 셋이 앉았다
첫째는
쌀눈을 바라보고
둘째는
깨 냄새를 맡는다
셋째는
고개를 돌리지만
발끝은
벌써 안에 있다
기계는 멈춰 있다
그러나 항상
곧 돌아갈 것처럼
긴장을 준다
주인은 졸듯 말듯
깨는 익듯 말듯
기회는
늘 그렇게
모호하게 온다
드르륵,
기계가 돈다
깨가 흐른다
참새들의 눈이
반짝인다
“형, 저건 함정 깨야”
“들어가면
못 나온다잖아”
함정 깨는
달콤하고
가볍고
쉬워 보인다
그러나
쪼는 순간
탈출구는 사라진다
쪼았다
날았다
놀랐다
숨었다
그러다 또 왔다
오늘은 안 한다고
어제도 말했다
그제도 말했다
다음 날도 말했다
하지만 깨는
늘 거기 있다
이러다 우리
방앗간 직원 된다
방앗간은
잡아먹지 않는다
다만
앉게 만든다
참새 셋은
오늘도
앉아 있다
날개를 접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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