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시 | 욕망과 아름다움 사이에서, 창작 현대시

붉은 입술을 벌리고

무엇이 보이느냐고 묻는다

나는 대답 대신

목덜미를 긁는다

터질 듯한 곡선.

한낮의 햇빛이

그 둥근 데를 오래 만지고 있다

내 눈엔 그저

엉덩이뿐이어서

가시를 피해 간 시선이

자꾸만 그쪽으로 찔린다

바람이 불자

꽃잎 몇 장이 뒤집힌다

붉음에도 속살이 있다는 듯

나는 잠시 얼굴을 돌리지만

향기는 등을 따라와

귓불에 닿는다

부끄러움은 늘

몸보다 늦게 익는 법이라

꽃 앞에서

한 사람의 눈이 먼저 붉어진다

장미는 웃지도 않고

나무라지도 않는다

다만

가장 탐스러운 순간부터

조용히 시들기 시작한다

저 곡선이

흙으로 돌아가는 동안에도

나는 끝내

무엇을 본 것인지 모른다

꽃이었는지

몸이었는지

아니면

잠깐 이 세상에 머물다 가는

붉음의 형상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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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의 감옥, 침묵의 자유|말의 상처와 인간관계를 돌아보는 감성 수필

흘러가되 사라지지 않는 삶을 위하여

“자연 속에서 놀던 시절, 천렵과 친구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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