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자르기|도마뱀의 꼬리가 들려주는 상실과 재생의 시

한순간이었다.

뚝.

세상이 끊어졌다.

어제까지 한몸으로 걷던

꼬리.

머리는 이미

풀숲 속이었다.

바람이 불어온다.

앞장서 바람을 맞던 건 머리였는데

왜 바닥에 떨어진 꼬리만

먼지만 뒤집어쓴 채

꿈틀거리는가.

제 안에 남은 더운 피가

끝내 식을 때까지,

몸통이 버린 시간을

혼자 견디는 일.

차갑게,

굳어 간다.

훗날 그 자리에 새살이 오르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매끄러운 꼬리가

다시 돋겠지만,

끊어져 본 자리는 안다.

새로 자란 것은

예전의 꼬리가 아니라,

흉터를 숨기기 위해

만들어진

가장 얇은 거짓말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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