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 60세 인생이 깨달은 진짜 권선징악

나는 올해 예순이 되었다.
이 나이가 되면 사람의 얼굴에는 그가 걸어온 인생이 묻어난다. 말투에도 삶의 습관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살아온 대로 늙고, 살아온 대로 웃고, 그렇게 살아온 대로 남는다는 걸 이제는 안다.

어릴 적, 나는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을 지겹도록 들었다.
“남을 도우면 복을 받는다.”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는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그 모든 말이 진실이라 믿었다. 선한 사람은 결국 잘되고, 악한 사람은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고.

하지만 살면서 그런 장면을 수도 없이 마주했다.
정직한 사람이 밀려나고, 거짓말을 일삼는 이가 웃으며 승진하는 모습.
성실한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뻔뻔한 이가 당당하게 박수 받는 세상.

그럴 때마다 마음이 흔들렸다. 정말 착하게 살아야 하나? 이기적으로 사는 게 더 나은 건 아닐까?

나 역시 완전히 선한 사람은 아니었다.
젊은 시절, 함께 일하던 동료가 실수를 한 적이 있었다.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상사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 일이 드러나지 않으면, 오히려 내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큰 잘못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선택은 나를 오래 괴롭혔다.
겉으로는 아무 일 없이 지나갔지만, 마음속에 찜찜함이 남았다.

시간이 흐르고, 나는 그 동료가 결국 다른 자리에서 인정받는 것을 지켜봤다.
이상하게도 기뻤다. 안도감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
마치 내 양심이 뒤늦게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반대로, 나와 함께 일하던 어떤 이는 거칠고 이기적인 방식으로 남을 짓밟으며 올라섰다.
그러나 몇 해 지나지 않아 건강이 나빠졌고, 가족과도 멀어졌다.
겉으로는 여전히 사회적 위치를 유지했지만, 그의 눈빛에는 늘 피로가 가득했다.
나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벌은 꼭 법이나 처벌의 형태로만 오는 게 아니구나.
조용히, 아주 깊숙이 찾아오는 벌도 있다는 것을.

나는 그런 사람들을 참 많이 봤다.
겉으로는 잘 사는 듯 보이지만, 마음이 불편한 사람들.
반면, 누구도 알아주지 않아도 조용히 남을 돕고, 선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은 부유하지 않아도 얼굴이 평화로웠다.
혼자 있을 때 더 편안해 보였고, 말할 때 말끝이 부드러웠다.

나는 그들이 진짜로 성공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들은 누구에게 보이지 않는 상을 받고 있었다.
그 상은 바로 ‘자기 자신을 부끄럽지 않게 대할 수 있는 마음’이었다.

사람들은 종종 내게 묻는다.
“세상은 왜 이렇게 불공평할까요?”
“왜 나쁜 사람이 더 잘되나요?”

예전에는 나도 쉽게 답을 못했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지 않는다.
그러나 삶은 결국 자신이 뿌린 대로 거두게 되어 있다.
다만 그 열매가 언제, 어디서, 어떤 모양으로 돌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는 이제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나를 속이지 않고, 오늘 하루를 후회 없이 살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밤에 눈을 감을 때 마음이 편하면, 그게 가장 좋은 보상이다.

우리는 모두 길 위에 있다.
어떤 이는 속도를 내고, 어떤 이는 돌아가고, 또 어떤 이는 잠시 멈추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중요한 건 어떻게 걸었느냐이다.
누구를 밟고 올라섰는지, 아니면 함께 걸었는지.
무엇을 버리고 얻었는지.
그리고 마지막에 웃을 때, 그 웃음이 가짜가 아닌 진심인지.

나는 지금도 종종 흔들린다.
그러나 돌아보면, 가장 마음 편했던 날들은 늘 나의 양심이 웃어주던 날이었다.
남이 몰라줘도, 내 마음이 나를 칭찬해주던 그 순간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누가 보든 안 보든, 나만은 나를 속이지 말자고.
콩을 심으면 콩이 나고, 팥을 심으면 팥이 난다는 그 단순한 말이
결국은 진리였다는 걸,
예순 해를 살아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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