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씹다|사랑이 타고 난 뒤에도 남는 것

불을 씹다

 

처음 삼킨 것은
네 입술이 아니었다.

훅, 허파 깊숙이 들이친
뜨거운 기름 냄새.

말려도 소용없었다.
나는 뼈마디를 장작처럼 쪼개
네가 지나갈 자리에 쌓았다.

밤새
무언가 나를 먹고 자랐다.

너는 바람의 덜미를 잡고 춤췄고
나는 갈비뼈 뒤에 숨긴 것까지
하나씩 꺼내 불 곁에 놓았다.

한 번쯤
네가 돌아볼 줄 알았다.

새벽이 오자
바람이 먼저 등을 돌렸다.
너는 재보다 가벼워졌다.

식도 아래
검은 그을음만 걸렸다.

나는 뱉지 않는다.

탄내 나는 재를
혀끝으로 오래 굴리다
가슴 가장 낮은 곳에 묻는다.

다음 불이 와도
쉽게 타지 않을 만큼 깊이.

그런데 아직
내 안 어딘가에서
뼈 하나가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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