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라고 말해준 건 햇살도, 타인도 아닌 자기돌봄이었다”
현관 앞, 말라죽은 화분 하나가 있다.물도 못 먹고, 볕도 못 받았을 그 화분은한때는 꽃을 피우던 화분이었다.사실, 나도 그렇다. 한때는 꽃을 피우던 사람이었다.누군가의 말에 쉽게 웃고,길가에 핀 민들레를 보고 괜히 기분 좋아하던 사람.그런데 요즘 나는,물도 못 먹고, 볕도 못 받고 있었다.누구 탓일까? 직장? 인간관계? 바쁜 일정?그것보다 더 오래 나를 갉아먹은 건,‘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내 습관이었다.남들 챙기느라 지쳐 돌아온 밤, 전자레인지에 돌린 밥을 허겁지겁 먹으며나는 나에게 아무 말도 건네지 않았다.“괜찮았어?”, “힘들진 않았어?”그 당연한 안부 하나 없이,나는 나를 돌보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그 화분을 쓰레기봉투에 넣으려다 멈췄다.줄기를 만져보니 아직 단단했다.잎은 다 떨어졌지..
2025. 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