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정화하는 건 쓰레기통이다”
집 구석, 언제나 같은 자리에 놓여 있던 쓰레기통이 있었다.뚜껑은 닫혀 있었지만,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모두 알고 있었다. 먹다 남은 과일 껍질, 젖은 티슈, 찢어진 메모지.말하자면, 남들이 원치 않는 것들의 마지막 안식처였다. 어릴 땐 그 통이 무서웠다.냄새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 안에는 왠지, 나의 어설픈 흔적들이 담겨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쓸모없다고 판단한 것들,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이 매일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통은 늘 가득 찼고, 또 비워졌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가 말했다.“쟤는 그냥 쓰레기통이야.” 가볍게 던진 한마디였다.다들 웃었고, 나도 따라 웃었다. 하지만 그 말이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쓰레기통이라… 그 말엔 무언가 묘한 이중성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쓰레기통은..
2025. 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