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를 진다는 것의 진짜 의미
내 어깨 위엔 늘 무언가가 얹혀 있었다.처음엔 이름도 없고, 형태도 없었다.그저 **‘무겁다’**는 감각 하나만 또렷했다. 어릴 적엔 그것이 부모의 한숨이었고,사춘기엔 나 자신에 대한 모호한 분노였다.그리고 지금은, 말하자면,삶이라는 이름의 깃발이다. 사람들은 말한다.“자기 십자가를 지고 가라.” 그 말이 어쩐지 나를 불편하게 만들던 시절이 있었다.왜 나는 평생 고통을 등에 메고 살아야 하는가.왜 하필 십자가인가.인간이 짊어질 짐은늘 고통이어야만 하는가. 그러다 문득, 오래된 기도문을 떠올렸다.“주여, 제가 짊어질 것을 주소서.저를 증명할 수 있는 무게를.” 그제야 깨달았다.인간은 스스로를 ‘감당하는 존재’로 증명해온 생명체라는 것을. 욕망, 시기, 질병, 불안, 후회, 죄책감.이 모든 감정은 한 사람이..
2025.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