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어|상처와 견딤, 사라짐을 그린 한국 현대시

북어

동해를 떠난 북어는
몸에 겨울을 말리고 있다.

접힌 지느러미 아래
소금과 비린 바람이 굳었다.

얼고 녹는 동안
피와 물이 빠져나갔다.

가벼워질수록
북어는 단단해졌다.

꼬리를 잡아
댓돌에 내리친다.

한 번,
다시 한 번.

두드릴수록
굳은 뼈가 벌어지고
마른 살이 흰 결을 일으킨다.

부서진 북어를
끓는 물에 넣는다.

겨울을 견딘 몸에서
소금과 바람이 우러난다.

북어는 줄어들고
국물은 깊어진다.

마침내
그릇 하나가 놓인다.

너는
나를 두드린 그 손으로
숟가락을 든다.

나는 사라지고
국물만 남는다.

너는 그것을
북엇국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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