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관을 내려놓자
머리칼이 제 무게를 기억했다.
수평선 끝에서
제국의 깃발이 모래에 젖었다.
나는 검은 모래에서
낡은 단추 하나를 주웠다.
누구의 것이었는지
끝내 묻지 못했다.
왕관은 버릴 수 있었다.
제국도 무너질 수 있었다.
그러나 손을 펴자
마른 피가 묻은 단추 하나.
강물이 내 이름을 지우는 동안
그 이름은 지워지지 않았다.
밤이 왔다.
아무것도 묻지 않는 세계에서
손안의 작은 단추만이
끝까지
나를 묻고 있었다.
♣
*관련글 보기
고속도로 색깔 유도선, 운전할 때마다 감탄하는 이유 | 길을 잃지 않게 하는 작은 배려
“잃어버린 치아, 다시 자라날 수 있을까? 까치 풍습에서 줄기세포 치아까지”
“고기 분쇄기 전략 속 병사의 얼굴: 전쟁과 인간 존엄에 대하여”
선비천사의 브런치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이 글이 마음에 남으셨다면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마음을 나눠주셔도 고맙겠습니다.
카카오뱅크: 3333-35-3671093 (방철호)
이 글들을 엮어
『바람이 지나간 자리엔 마음이 남았다』라는 전자책으로 만들었습니다.
👉 전자책 보러 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