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도(月尾島)

밀물이 들어오면
바다는 달의 뼈를 씻는다.
바위 밑에 엎드려
오래 붙들던 꼬리 하나
소리 없이 잘라낸다.
월미도의 네온이
검은 물결 위에서 부서지고
회전목마는 웃음을 몇 바퀴 돌린 뒤
빈 자리만 남긴다.
녹슨 철모를 품은 흙 위로
덩굴이 오래된 총성을 덮는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잎들이 잠깐 몸을 떤다.
한때 섬이었던 곳.
뭍에 이어지고도
섬의 기억은 끊어지지 않았다.
멀리서 풍선 하나 터진다.
짧은 소리가 사라진 뒤
물밑에서 달이 한 번 꺾인다.
밀물은 잘린 자리를 더듬고
달은 제 이름의 꼬리를 찾아
깊은 물속으로
천천히 내려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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