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촉하지 마요

 

 

요즘 따라 자꾸 마음이 바빠집니다.
뭐라도 돼야 할 것 같고,
조금만 더디면
내가 틀렸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결과가 안 보이면
불안은 늘 먼저 달려옵니다.
“괜찮은 거야?”
“나만 뒤처진 건 아닐까?”

 

그럴 때면 속에서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요.

 

“재촉하지 마.”

 

생각해보면
꽃이 피었다고
당장 열매를 딸 수는 없잖아요.
그 사이엔 뜨거운 여름이 있어야 하니까요.
햇살을 견디고, 비를 맞고,
바람 속에서 흔들리며
열매는 조금씩 여물어갑니다.

 

당신도 그렇지요.
얼마나 오래 참고,
얼마나 묵묵히 견뎌왔는지
나는 잘 알아요.

 

사람들은 결과만 보지만
나는 그 과정을 알아요.
울음을 참은 밤들,
다시 일어난 아침들,
말없이 흘린 땀방울들을요.

 

정성은 언젠가 반드시 닿는다고 했어요.
그 말, 거짓 아니더라고요.
조금 느려도, 조금 돌아가도
그 길 끝엔 반드시 빛이 있더라고요.

 

그러니,
조금만 더 걸어가 봐요.
서두르지 말고,
비교하지 말고,
지금처럼만 걸어가요.

 

당신은 이미 잘하고 있어요.
진심은 결국 빛나게 돼 있어요.

 

그러니 다시 말할게요.
재촉하지 마요.
당신은 분명,
꽃이 진 자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