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심, 왜 나만 뒤처진 것 같을까”
그 애가 웃고 있었다.어릴 적 한 동네에서 자란 친구였다. 운동회 때 넘어져서,흙 묻은 무릎을 감싸고 흐느끼던 모습이 떠올랐다.그때 내가 손수건을 내밀었던 기억도 함께. 그랬던 애가,이젠 TV 속에서 반듯한 넥타이를 매고,사람들 앞에서 웃고 있었다. 대기업에서 젊은 나이에 본부장이 됐다며뉴스 자막 아래로 스펙이 줄줄이 흘렀다. 화면 속 그는 참 반듯하고, 당당했다.그런데 이상하게도,나는 화면을 끄고 나서야비로소 숨을 쉬었다. 그 애가 웃는다고,나는 왜 조용히 식었을까. 싫은 것도 아니고, 미운 것도 아니었다. 그저,가슴 안쪽이 묘하게 서늘했다. 시기심.그 감정의 이름을 꺼내는 데까지는꽤 시간이 걸렸다. 시기심은 꼭누군가를 끌어내리려는 마음만은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이는,내가 어디쯤에 있는지 가늠하려는 눈..
2025.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