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초를 키우는 할머니
살다 보니 알겠더군요.말이 꼭 있어야 마음이 전해지는 건 아니란 걸요. 수줍은 웃음 하나,따뜻한 눈빛 하나면 충분할 때가 있어요. 이젠 제 곁엔 조용함만 남았어요.자식들은 바쁘게 살고,영감도 먼저 떠났죠. 아무도 없는 집에서하루가 그냥 스쳐 가고,말없이 눈물이 흐르기도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이웃이 죽어가던 화초 하나를 주고 갔어요.“당신 손길이라면 혹시…”화초는 잎도 없고,흙도 바싹 말라 있었죠.꼭 제 모습 같았어요.그래도 물을 한 모금 줬어요. 며칠 뒤,가지 끝이 초록빛으로 살아났죠.노란 꽃 하나가 피어났을 땐그 꽃이 말하는 것 같았어요.“할머니, 나 살아 있어요.” 그날 이후,베란다에 화분이 늘기 시작했어요. 잎이 뾰족한 아이,줄기가 춤추는 아이,꽃을 꼭꼭 숨겼다 피우는 아이들.그 애들이 절 기다..
2025.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