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나의 것일까
TV 리모컨을 들었다가문득, 멈췄다. 아무 소리도 없는 방 안.창밖으로는 택배 트럭 소리,누군가 퉁명스레 닫는 현관문 소리.그 소음들이 파도처럼 멀어졌다.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이 셔츠, 내가 만든 걸까?책상도, 냉장고도, 텔레비전도모두 누군가의 손끝에서 태어난 것. 내 몸은 어떨까.피부와 뼈, 눈동자까지모두 부모님이 물려주신 것.이건 내 것이 아니구나. 머릿속 지식들도책에서 온 말, 누군가의 생각.곱씹을수록 빌려온 것들뿐이다. 그럼 진짜내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뭘까? 아마도,혼자일 때 떠오르는 생각들.누구에게 배운 적 없는 문장들.그것들이 내 안에서 자라는 걸까? 하지만,그 생각조차 욕망과 두려움에 흔들린다.육체는 날 배신하고,나는 나를 낯설게 본다. 부끄러웠다.무엇 하나 온전히 나의 것이라..
2025.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