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나래 휴게소와 공원 바닷가 솔밭 쉼터, 여름에 꼭 가봐야 할 시흥 드라이브 명소

시화나래 휴게소와 나래공원, 경기도 안산시 시화방조제에 위치한 드라이브 명소다. 넓은 주차장과 시화조력발전소, 바닷가 솔밭 쉼터를 함께 즐길 수 있어 여름철 시흥과 안산에서 가장 인기 있는 휴식 공간 중 하나다.

 

시흥 집을 나서 시래 휴게소까지는 약 25킬로미터. 자동차로 삼십여 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대부도를 오가며 여러 번 지나쳤던 곳이지만, 늘 잠시 쉬어 가는 휴게소로만 생각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목적지를 시화나래 휴게소로 정했다. 가까운 곳에도 하루를 온전히 맡길 수 있는 쉼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시화방조제를 따라 달리기 시작하자 양옆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경이 먼저 마음을 열어 주었다. 바다와 시화호가 나란히 이어지는 길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지만, 한여름의 풍경은 유난히 푸르고 넉넉했다. 시화나래 휴게소는 그 길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바로 옆에는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시화조력발전소가 있다. 밀물과 썰물이 만들어 내는 바다의 리듬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곳이다. 쉼을 찾아온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과 자연의 힘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공간이 나란히 있다는 사실이 묘하게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게소는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주차장은 휴게소 앞뿐 아니라 맞은편에도 넓게 마련되어 있어 주차가 비교적 여유로운 편이다. 건물 안에는 편의점과 넓은 식당이 있고, 밖에는 간단한 간식거리를 파는 매장이 있어 잠시 들러 쉬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이곳의 진짜 매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머무는 휴게소 건물 안이 아니라 바닷가 방향으로 몇 걸음 더 걸어간 곳에 숨어 있었다.

바닷가 쪽에는 차박을 즐기는 캠핑카들이 조용히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 풍경을 지나면 시화나래공원 소나무 숲이 이어지고, 숲 아래에는 벤치와 테이블이 일정한 간격으로 놓여 있다. 흔히 시화나래공원 솔밭 쉼터라고 부르는 공간이다. 화려한 시설도, 특별한 놀이기구도 없다. 하지만 그 단순함이 오히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여름을 보내고 있었다. 캠핑 의자에 기대 책을 읽는 사람, 돗자리를 펴고 낮잠을 즐기는 가족, 말없이 바다를 바라보는 부부, 뛰어다니며 솔방울을 줍는 아이들까지 누구도 시간을 재촉하지 않았다.

아내와 나는 집에서 가져온 작은 돗자리 하나를 들고 소나무 그늘 아래 빈자리를 찾았다. 돗자리를 펴고 나란히 누웠다. 그 순간 가장 먼저 다가온 것은 바람이었다. 서해에서 불어온 바람은 목덜미에 맺혀 있던 더위를 한 겹씩 걷어냈다. 소나무 가지를 스치는 바람은 솔잎을 흔들며 잔잔한 숨소리 같은 음악을 만들었다. 은은한 솔향기가 바닷내음과 뒤섞여 천천히 퍼져 나갔다. 눈을 들어 올려다보니 소나무 사이로 잘게 나뉜 파란 하늘이 보였고, 그 위를 갈매기들이 느린 원을 그리며 날아다녔다. 어느새 까치 몇 마리도 가까이 다가와 사람들 곁을 거닐었다. 사람과 새가 서로를 경계하지 않는 풍경은 오래전 시골 마을에서나 볼 수 있었던 여유를 떠올리게 했다.

신기한 것은 바다가 눈앞에 있는데도 파도보다 바람이 먼저 기억에 남는다는 점이었다. 바람은 뜨거운 햇살마저 부드럽게 만들었고, 소나무 그늘은 자연이 만든 가장 넉넉한 지붕이 되어 주었다. 에어컨 바람처럼 차갑지는 않았지만 오래 머물수록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감싸 주는 시원함이었다. 더위를 피하려고 찾아왔지만 어느 순간 더위를 잊고 있었다. 그 시간만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되었다.

사람들은 여행이라고 하면 먼 곳부터 떠올린다. 이름난 관광지를 찾아가고, 유명한 맛집을 들르고, 빽빽한 일정을 채워 넣어야 제대로 쉬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쉼은 어쩌면 속도를 늦추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시화나래 휴게소와 나래공원 바닷가 솔밭 쉼터에는 특별한 프로그램도 없고, 화려한 볼거리도 많지 않다. 대신 바닷바람과 소나무 그늘, 갈매기 소리와 푸른 하늘이 있다. 자연은 필요한 만큼만 내어주고, 사람은 그 안에서 잃어버렸던 여유를 조금씩 되찾는다.

시흥에서 약 25킬로미터, 자동차로 잠시 달려 도착한 시화나래 휴게소는 이제 내게 단순한 휴게소가 아니다. 넓은 주차장과 편의시설을 갖춘 드라이브 명소이면서도, 시화조력발전소와 시화방조제의 풍경을 함께 품고 있는 쉼의 공간이다. 무엇보다 바닷가 솔밭 쉼터는 한여름에도 바람과 그늘이 만들어 내는 자연의 시원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돌아오는 길, 아내가 “다음에도 여기 오자.”라고 말했다. 나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멀리 떠나야만 여행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그날 처음 알았다. 집에서 불과 25킬로미터 떨어진 소나무 그늘 아래에서 갈매기 소리를 듣고, 솔향기를 맡으며, 바다를 바라보던 그 한나절은 어느 유명한 휴양지에서 보낸 시간보다 오래 기억될 것 같았다. 올여름 가장 시원했던 곳은 에어컨이 있는 실내도, 이름난 피서지도 아니었다. 시화나래 휴게소 바닷가 솔밭 쉼터에서 바람이 먼저 말을 걸어오던 그 여름 오후가, 내게는 가장 가까운 천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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