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床) 위의 웃음 | 돼지머리 고사상을 통해 바라본 복과 인간의 욕망

상(床) 위의 웃음

 

붉은 향 연기가

내 이마를 덮는다.

나는

지폐 한 장을 문 채

오래 웃고 있다.

 

흙을 뒤집던 코는

향 냄새를 배우고,

바람을 먼저 듣던 귀는

낮은 기도에 닳아 간다.

 

사람들은

나를 복이라 부른다.

그 말이 닿을 때마다

내 몸은 사라지고,

웃는 머리만

붉은 천 위에 남는다.

 

굶주린 등을 밀던 새끼들도,

진창을 밟던 발자국도

먼저 흙으로 돌아갔다.

잊히지 않는 것은

웃음뿐이다.

 

사람들은

구겨진 지폐를 펴

내 입에 다시 물려 준다.

나는 그 손끝의 떨림을 안다.

복을 비는 손은

대개 잃어버린 것을

끝내 놓지 못한 손이다.

 

향이 모두 꺼진 뒤에도

내 입은 아직 웃고 있다.

아니,

웃는 것이 아니라

웃음에게 붙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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