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못한 밤

밤이 깊을수록
하얀 복도는 길어진다.
꺼지지 못한 형광등 하나
나처럼 깨어 있다.
눈을 감아도
생각은 잠들지 않는다.
잊었다고 믿었던 말들이
하나씩 돌아온다.
주머니 속 유리처럼
서로 부딪힌다.
꺼내려 하면
내 마음이 먼저 베인다.
시계를 보지 않으려 해도
시간은 자꾸 들린다.
한 시가 지나고
두 시가 지나고,
잠은 문밖에서
들어올 생각이 없다.
나는 뒤척이며
긴 밤을 걷는다.
그러다 문득
창문이 조금 밝아진다.
잠들지 못한 사람에게도
아침은 온다.
밤새 나를 괴롭히던 생각 하나가
아직 가슴에 남아 있다.
나는 그것을 안고
조용히 하루를 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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