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수필] 멈춤의 미학, 아이와 햇살이 가르쳐준 느림의 의미

공원 벤치에 앉았다.
단지 앉았을 뿐인데, 세상이 멈춘 듯 고요했다.

스마트폰을 꺼내려다 문득 멈췄다.
배터리는 7%.
그 순간, 알림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 하나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두 바퀴에 위태롭게 올라탄 작은 몸.
햇살이 헬멧 위로 반사되고, 바람은 아이의 등을 민다.

넘어진다.
울 줄 알았는데, 조용히 다시 일어난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지만, 아이는 앞으로 나아간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본다.
어릴 적 내 모습이 떠오른다.
넘어졌던 순간들. 다시 일어났던 이유.

그땐 이유 없이 다시 걸었다.
지금 나는, 이유가 있어야만 움직인다.
그 사이,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아이의 자전거는 다시 바람을 가른다.
햇살은 여전히 아이의 길을 밝혀준다.
나는 여전히, 벤치에 앉아 있다.

잠시 후, 눈을 감는다.
소음 없는 풍경이 눈꺼풀 안에서 살아난다.
바람 소리, 잎새의 떨림, 바퀴 소리.

이 모든 것이
내 마음을 조용히 다독인다.

오늘 나는 달리지 않았다.
그저, 멈춰 있었다.

그 멈춤이
오히려 나를 앞으로 밀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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