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은 바람과 같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스치면 흔적이 남는다.
가볍게 불어왔다 사라지는 바람이 아니라,
끝까지 곁에 머무는 바람.
그런 바람 하나를, 나는 만났다.
처음 당신을 보았을 때,
향기보다 먼저 느껴진 건 온도였다.
차가운 세상 속에서 손끝을 데우는 정도의 온기.
그 따뜻함이 나를 멈춰 세웠다.
이 사람이라면, 평생의 계절을 함께 건너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랑은 선택이 아니라 결심이다.
기분이 아니라 의지이고, 감정이 아니라 태도다.
때로는 웃음보다 침묵이 필요하고,
때로는 침묵보다 손의 온기가 먼저 말을 건다.
사랑은 그렇게, 하루에도 여러 번의 선택 끝에 다시 피어난다.
당신과의 시간은 꽃이 아니라 향기에 가깝다.
꽃은 피고 지지만, 향기는 남는다.
그 향기가 내 옷에, 내 말투에, 내 하루에 스며든다.
그렇게 나는 당신으로 물들어간다.
함께 걷는다는 건
항상 같은 속도로 걷는다는 뜻이 아니다.
누군가 먼저 걸으면, 누군가는 기다린다.
그 기다림의 순간들이 모여
우리의 길이 완성된다.
사랑은 화려한 약속이 아니라
매일의 다짐이다.
오늘도, 어제처럼, 내일처럼—
조금 부족하지만 다시 해보겠다는 마음.
그 마음이 쌓여 평생이 된다.
비가 오는 날엔
당신의 어깨에 떨어진 한 방울을 내가 막아주고,
햇살 좋은 날엔
그늘을 나눠줄 것이다.
서로의 그림자가 겹칠 때,
그 자리에 진짜 사랑이 머문다.
한 번은 이런 날도 있었다.
사소한 오해로 서로 등을 돌리고
긴 침묵이 흐르던 저녁.
그때 창문 밖에서 바람이 불었다.
커튼이 흔들리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생각했다.
사랑은 저 바람 같다고,
보이지 않아도 분명히 있는 것이라고.
그 순간, 나는 알았다.
우리가 끝내 등을 맞댄다 해도
이 마음은 당신 쪽으로만 불리라는 것을.
당신과 함께 있으면
나는 더 이상 완벽할 필요가 없다.
부족함 그대로 이해받고,
서툰 마음 그대로 품어주는 사람.
그게 사랑의 다른 이름, 평안이다.
세상은 변하겠지만,
내 마음의 방향은 한쪽으로만 흐를 것이다.
당신에게로, 언제나 당신에게로.
그리고 언젠가,
세월이 주름을 새기면
그 주름 하나하나에 우리의 시간이 깃들 것이다.
우리가 걸어온 길의 향기가 남아
바람을 타고 다음 세상까지 이어질 것이다.
사랑은 끝나지 않는다.
사람은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이 말이
하루에도 수없이 낡고 다시 태어난다.
오늘도 그 결심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당신을 사랑한다.
그것이 내 인생의 가장 단단한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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