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이 오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어둠 속에 머물러 있었다.
형광등 불빛 아래 조용히 앉아 있었다.
방 안은 고요했지만, 마음 안에서는 작은 소음이 쉼 없이 들려왔다.
울음 같기도 하고, 메아리 같기도 한 그 소리는
내 안 깊은 곳에서 불안처럼 자라나고 있었다.
나는 몸을 움켜쥐었다.
손목을 감싸며, 괜찮다고 속삭였다.
하지만 내 말은 내 안에서 튕겨 나왔다.
위로가 들어가지 않는 마음.
그 안에는 말로 닿지 않는 침묵이 살고 있었다.
그 침묵이 무서워 나는 스스로를 긁어냈다.
상처 난 자리에 새 살이 오르는 걸 보며
그걸 회복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회복되어야 할 곳은
피부가 아니라 마음이었다.
그리고 그 마음에는
더 이상 긁어낼 바닥조차 남아 있지 않은 날도 있었다.
그런 날엔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무 의미도 없이,
그냥 고개를 들었을 뿐인데
그곳에 작은 새 한 마리가
조용히 날고 있었다.
멀리 가지도 않았고
화려하지도 않았지만,
그 새는
분명한 방향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걸 보며 문득 알게 됐다.
나도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는 것.
비록 느리고, 어쩔 땐 제자리 같았지만
나는 분명히,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언젠가 내가 피어날 수 있다면,
그 꽃은 굳이 아름답지 않아도 좋다고.
무늬 없는 꽃이라도,
향기 없는 꽃이라도,
그저 꺾이지 않기를.
보잘것없어서 오히려 살아남기를.
사람들은 말한다.
상처를 이겨내야 강해진다고.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강함이라고.
반드시 이겨내지 않아도 된다.
견딘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나아가고 있다.
지금의 나는 여전히 연약하다.
하지만 이 연약함이 언젠가
내 꽃을 피우는 토양이 될 거라고 믿는다.
향기도 색도 없어도
누군가의 계절에 조용히 머물 수 있다면,
나는 그걸로 충분하다.
어둠을 사랑하지는 않지만,
나는 그 안에서 나를 안아주기로 했다.
더는 빛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
오늘도 천천히, 나를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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