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의 반에서 피어난 기적 – 담임 교사의 눈물겨운 감동 수필”

새 학기가 시작되면 교사들의 마음은 설렘보다는 긴장으로 가득하다. 어떤 반을 맡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몇몇은 제비를 뽑기 전 조용히 기도한다. 다들 알고 있다. 학급의 분위기는 전체 학생이 아닌 몇몇 말썽꾸러기에 따라 좌우된다는 사실을. 담임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교과를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스물몇 명의 삶과 하루를 함께 꾸려가는 일이다. 나 역시 수십 년간 그 일을 해왔고, 매년 다른 얼굴들을 맞이하며 기쁨과 눈물을 함께해 왔다.

그 해 봄, 나는 교무실 안에서도 조용히 회자되던 ‘문제의 반’을 맡게 되었다. 교무회의가 끝나고 명단이 배정되던 날, 출석부를 받아들자 익숙한 이름들이 연달아 눈에 들어왔다. 학교에서 수차례 상담이 있었던 아이들, 장난이 도를 넘는 아이들,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는 평가를 받은 아이들까지. 마치 무언가에 끌리듯 한자리에 모인 듯한 느낌이었다. 누군가의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그 명단은 나를 깊은 침묵에 빠뜨렸다.

처음 교실 문을 열던 날, 아이들은 나를 한참 올려다보았다. 일부는 시선을 피했고, 어떤 아이는 눈을 맞추는 대신 조용히 책상을 발로 흔들었다. 소개도 끝나기 전, 뒤쪽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렸고, 싸늘한 공기가 교실을 채웠다. 그런 나날들이 반복되었다. 수업 중에 사라지는 아이, 급식을 엎고 도망가는 아이, 교과서를 찢는 아이. 매일같이 무언가가 깨지고, 터지고, 잃어버려졌다. 과목 선생님들은 “그 반 들어가기가 무섭다”고 말했고, 나는 점점 지쳐갔다. 하루가 끝날 때면, 긴 한숨을 내쉬며 교무실에 앉아 멍하니 벽을 바라보곤 했다.

하지만 어쩐지 그 아이들에게 쉽게 화를 낼 수가 없었다. 한 번은 점심시간, 우연히 한 학생과 함께 급식을 먹게 되었다. 말없이 숟가락만 들던 아이가, 문득 “선생님, 나한테도 좋은 점이 있을까?”라고 물었다. 나는 그 질문이 가슴속 깊이 박히는 소리를 들었다. 그 아이들은 문제아가 아니라, 상처가 많은 아이들이었다. 세상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먼저 벽을 쌓고 마음을 닫아버린 아이들. 나는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혼내기보다 기다리기로, 설득하기보다 함께 걷기로.

그러던 어느 날 아침, 교실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불길한 예감이 스쳐 지나갔고, 곧 복도에서 헐레벌떡 달려오는 한 학생이 나를 불렀다. “선생님, 큰일 났어요.” 교실 문을 열자, 나는 순간 멈춰 섰다. 눈처럼 하얀 먼지가 공중에 떠 있었고, 바닥과 책상, 교과서, 아이들 옷까지 모든 것이 흰빛에 잠겨 있었다. 분말 소화기를 교실 안에서 전부 분사해버린 것이었다. 두 아이가 장난 끝에 벌인 일이었고, 가루는 밀가루보다 더 고운 입자로 공간 전체에 퍼져 있었다. 그것은 그저 장난이 아니라, 그날의 수업과 학급 운영 전체를 마비시킬 만한 사건이었다.

순간 숨이 막혔다. 이걸 어떻게 감당해야 하나. 분노와 무력감이 동시에 밀려왔고, 눈앞이 흐려졌다. 곧 다른 선생님들이 몰려들었고, 교실 앞에는 구경꾼처럼 아이들이 서 있었다. 그때였다. 한 아이가 주저하며 입을 열었다.

“선생님, 저희가 치울게요.”

나는 대꾸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믿을 수 없는 장면이 펼쳐졌다. 평소 청소 시간만 되면 자리를 뜨던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걸레를 들고 바닥을 닦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창틀을, 또 누군가는 의자를 닦았다. 말없이 분주히 움직이던 그들의 손끝에서 희미한 책임감이 느껴졌다. 교실 안에는 희미하게 먼지 냄새와 함께 묘한 정적이 흘렀다. 그날의 아이들은 무언가를 갚듯, 씻듯, 묵묵히 움직였다.

짧은 시간 안에 교실은 제 모습을 되찾았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먼지 너머로 드러난 바닥과 책상은 반짝이는 듯했다. 나는 말없이 창가에 앉아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처음으로, 그들의 눈 속에서 뭔가를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미안함, 후회, 그리고 아주 조금의 성장. 나는 그 순간을 오래 기억하게 될 거라 직감했다.

그날 이후, 나는 아이들을 조금 다르게 보게 되었다. 여전히 실수가 있었고, 예상 못 한 사건도 터졌지만, 아이들은 조금씩 변해갔다. 누군가는 아침 인사를 하기 시작했고, 또 누군가는 친구의 잘못을 감싸 안았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분명한 변화였다.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매일 배우고 있다. 인내하는 법, 기다리는 법, 사랑하는 법을.

교실이란 참 묘한 공간이다. 때로는 절망에 가까운 혼란을 안겨주지만, 그 안에서 피어나는 작은 희망 하나가 교사의 하루를 지탱하게 만든다. 그리고 나는, 그런 순간들 덕분에 다시 교실 문을 연다. 오늘도 누군가의 마음을 다시 믿어보기 위해, 어제보다 조금 더 가까워진 내일을 향해 걷기 위해.

이 맛에 담임한다는 말, 그 말이 가볍지 않게 다가오는 날이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알고 있다. 교실 안에서의 감동은 결코 큰 성과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변화 속에서 자라나는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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