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빼고 살기: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여유롭게 사는 법

겨울이 끝나갈 무렵,
창틀 사이 먼지를 털다 문득 멈췄다.

그 먼지가,
마치 내 마음 한구석처럼 느껴졌다.

너무 오랫동안,
나는 마음을 꼭 쥔 채 살아왔다.

사람들은 내 얼굴을 보며 말한다.
“고생 많이 하셨네요.”

그 말엔 연민이 담겨 있지만
내게는 이상하게 무겁게 들린다.

마치,
앞으로도 계속 버텨야 한다는 말처럼.

예전 수첩을 꺼냈다.
“느슨해지지 마라.”
20대의 내가 남긴 말.

나는 한참을 그 문장을 바라봤다.
정말 그렇게 살아왔다.

늘 긴장하고,
기대에 맞춰 살고,
스스로를 다그치며.

몇 해 전,
처음으로 내 마음을 담은 소설을 써봤다.

작지만 문예지에 당선됐고
심사평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진정성이 느껴진다.”

이상하게,
그 말이 나를 울컥하게 했다.

진심은 있었지만
그만큼 마음에 너무 힘을 주고 살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제는 다르게 살아보려 한다.

걸을 때 바람을 느끼고,
누군가의 말에 바로 반응하지 않고,
그저 침묵 속에 잠시 머무는 법.

그런 것들을 배우고 있다.

며칠 전엔
봄비를 일부러 우산 없이 맞으며 걸었다.

머리칼이 젖고 어깨가 스며들었지만
왠지 모르게 가벼웠다.

그날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살아간다”는 건
“버틴다”보다 “흘러간다”에 가까운 말 아닐까?

이제 나는
무언가를 다짐하지 않는다.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겠다는 계획도 없다.

그저 오늘 하루를
가볍게, 조용히, 흘려보내려 한다.

그 안에서
내가 나를 조금씩 웃게 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삶은,
힘을 뺀 순간부터
비로소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그 시작점에 조용히 서 있다.

바람이 스치는 게
괜히 반가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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