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눈물은 흐르면 끝나는 감정이다.
뜨거운 순간은 오래가지만,
그 흔적이 변화를 약속해준 적은 많지 않았다.
사람은 울며 많은 것을 말한다.
후회도 담고, 결심도 얹고,
마음 한복판의 상처를 조용히 내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눈물을 가볍게 여기지는 않는다.
다만, 눈물이라는 액체가 스스로 변화를 일으키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너무 여러 번 보아왔다.
생각해보면, 세상에 움직임 없이 완성되는 것은 없다.
꽃은 피어야 향기가 생기고,
해는 떠올라야 온기가 퍼진다.
바람은 불어야 바람이 되고,
구름은 모여야 비가 된다.
자연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단순하다.
존재는 ‘움직여야’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우리는 눈물만큼은 움직임의 조건을 묻지 않는다.
흘렸다는 이유 하나로 마음의 진실을 증명하려 하고,
변화의 시작처럼 여기고,
때로는 그 눈물에 모든 설명을 맡기려 한다.
나는 그 순간에만 조용히 머문다.
눈물의 진심을 의심해서가 아니다.
눈물이 감정의 결론이라면,
변화는 그 뒤에 오는 첫 걸음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누군가 울 때, 나는 그 시간에 주목한다.
울기까지 얼마나 오래 참았는지,
얼마나 뒤로 미루다 마침내 흘렸는지.
눈물의 무게보다,
그 눈물에 이르기까지의 길이가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그 이후의 움직임은 또 다른 이야기다.
눈물에서 멈추는 사람도 있고,
눈물 뒤에 작은 행동을 시작하는 사람도 있다.
그 차이가 관계의 모양을 바꾸고,
한 사람의 삶을 다시 그린다.
나도 그런 순간들을 지나왔다.
울고, 다짐하고, 돌아서고,
그러다 어느 날 멈춰 생각했다.
감정은 물결처럼 스쳐가지만
행동은 흙 위에 자국을 남긴다는 것을.
눈물은 흘러내리지만
변화는 쌓여가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오늘도 말한다.
“나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이 말은 한 번도
눈물을 부정하는 뜻이 아니었다.
눈물 뒤에 나타나는
단 한 사람의 움직임을 믿고 싶다는 뜻이었다.
울음이 다 그친 뒤,
손끝이 조금 달라지고,
말투가 조금 부드러워지고,
한 걸음이 조금 가까워지는 변화.
아주 작아도, 확실하게 현실을 바꾸는 변화.
눈물은 감정의 끝일 수 있지만
인간은 그 끝에서 종종 다시 시작한다.
나는 그 시작을 보고 싶다.
감정이 아닌, 움직임으로 증명되는 변화.
오늘도 나는 그 한 걸음을 기다린다.
눈물의 의미가 아니라,
눈물 뒤에 남는 당신의 모습을.
*관련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