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나를 치유한 작은 등불 – 마음을 밝히는 수필”

초등학교 5학년 겨울이었다.
수업이 끝났지만 나는 교실을 떠나지 못했다.

밖에는 눈이 조용히 내리고 있었고,
교실 안에는 형광등 불빛만 남아 있었다.

그날 나는 엄마에게 처음으로 크게 야단을 맞았다.
도시락을 가방에 그대로 넣어와 반찬이 쏟아졌고,
엄마는 조용히 정리하다가 말했다.
“넌 왜, 아무것도 제대로 못 하니.”

말보다 그 말투가 더 아팠다.
울고 싶었지만 울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글을 썼다.

글쓰기 노트 맨 뒤 장을 찢어
조심스럽게 적었다.

엄마는 오늘 많이 힘들었을 거야.
나 때문만은 아닐지도 몰라.

그 문장을 쓰고 나니 마음 한쪽이 조용해졌다.
내가 쓴 글이 나를 다독였다.

그게, 내가 처음으로
글을 통해 내 마음을 마주한 순간이었다.

그 후로 나는 종종 글을 썼다.

시험을 망친 날,
친구와 다퉜던 날,
아무 이유 없이 외로웠던 날에도.

어른들은 그 나이에 무슨 걱정이 있냐고 했지만,
어린 마음에도 세상은 충분히 복잡했다.

글은 내 안에 쌓인 것들을
조용히 풀어놓는 도구였다.

말로는 꺼내지 못한 감정도
글로는 솔직해질 수 있었다.

괜찮아, 라는 말이 없어도
글을 쓰는 동안 나는 나를 조금씩 이해했다.

내가 왜 슬펐는지,
무엇이 나를 두렵게 했는지.

글은 내 마음속에 얼어붙은 조각들을
천천히 녹이는 온기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글쓰기가 항상 다정한 건 아니었다.

어떤 날은 쓰면 쓸수록
마음이 더 복잡해졌다.

감정을 정리하려던 글이
오히려 감정을 되살리기도 했다.

그럴 땐 펜을 내려놓고 싶었다.

그럼에도 나는 다시 글을 썼다.
이유는 하나였다.

어딘가에 이 글이 닿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누군가 이 문장을 읽고
나도 그래, 하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내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수 있다면
내 외로움도 조금은 가벼워질 거라 믿었다.

글쓰기는
혼자가 아니라고 말하는 방식이었다.

한 줄의 글이
한 사람의 마음을 지탱할 수 있을까.

나는 믿는다.

가장 단단한 위로는
가장 조용한 말 속에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요란한 위로 대신,
그저 곁에 있어주는 문장.

나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누군가의 밤에
작은 등불 하나 켜주는 글을.

당신에게도 그런 글이 있었나요?

긴 하루 끝에 우연히 읽고
문득 숨이 트였던 문장.

혹은 당신만의 슬픔을
조용히 꺼내보게 만든 한 줄.

그리고
당신도 언젠가
그런 글을 쓰고 싶었던 적이 있었나요?

오늘, 펜을 들어
조용히 한 줄 써보는 건 어떨까요.

그 문장이 어쩌면
당신 자신을
가장 먼저 안아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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