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 쳇, 쳇—
일꾼들의 손놀림은
왜 이리 더딘지,
햇살에 눈꺼풀이 간질간질
하품처럼 스르르 열리다
그만 먼저 나와버렸지.
조금 이른 걸까.
바람은 자꾸 치마를 들추고,
노란 가방에 노란 옷,
병아리 같은 아이들이
재잘재잘 몰려온다.
뭐가 그리 신나는 걸까.
쳇, 쳇, 쳇—
화장품 냄새가 자꾸 코를 찌르고
땅벌도, 나비도 보이질 않네.
목련 그늘진 울타리 아래,
우리는 서로 기대어
먼저 주둥이가 터졌어
쳇, 쳇, 쳇—
봄날 오후,
삐죽삐죽
노랗게 피어나는
개나리의 작은 투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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