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조용한 교회 모임에서 한 목사님의 사모님을 처음 뵈었다.
눈빛이 따뜻하고, 마음이 평안해지는 분이셨다.
사모님은 내게 조심스레 물으셨다.
“무엇을 잘하세요? 운동도 잘하실 것 같고, 여러 활동도 잘하실 것 같아요.”
그 말은 단순한 칭찬이 아니었다.
교회를 위해 함께 섬기기를 바라는 따뜻한 기대가 담긴 말씀이었다.
마음이 살짝 울컥했다.
그 따뜻한 눈빛에, 나도 위트있게 대답하고 싶었다.
아내의 손을 조용히 감싸며 말했다.
“저는… 사랑밖엔 할 줄 아는 게 없어요.”
사모님은 크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 눈빛엔 ‘그거면 충분하다’는 감동이 담겨 있었다.
실제 나는 특별한 재능이 없다.
운동을 잘하는 것도, 기술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내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세상은 늘 묻는다.
무엇을 잘하느냐고, 얼마나 능력이 있느냐고.
하지만 나는 오늘도 속삭인다.
“사랑밖엔 할 줄 아는 게 없어요.”
비 오는 날, 함께 우산을 쓰고 걷던 기억.
말없이 손을 맞잡던 저녁.
그 모든 순간이 나에겐 사랑의 증거다.
사모님의 말씀이 지금도 마음에 남아 있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그 길을 함께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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