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수필

“정말 그놈이 그놈일까?”, “사랑, 왜 사람마다 다를까?”

 

“남자는 다 늑대야.”

이 말, 평생 안 들어본 남자는 없을 거다.
실연당한 친구들이 술자리에서 흔히 던지는 말.
웃으며 넘기지만… 나는 가끔 묻는다.

“그 늑대랑 있었던 건 누구였을까?”

바람을 피운 남자가 있다면,
그와 몰래 만난 누군가도 있는 법이다.
누군가는 배신당하고, 누군가는 설레고.
이중에 누가 더 나쁜지, 나는 쉽게 말 못 하겠다.

사랑은 원래 그렇게 엇갈린다.
같은 사람이 누군가에겐 전부지만,
또 다른 이에겐 도저히 못 견딜 존재가 된다.

예전에 나도 그런 관계를 끝낸 적이 있다.
“너 같은 인간이랑은 못 살겠어”라는 말까지 들으며.
그런데 몇 달 뒤,
그 사람은 다른 남자와 행복한 얼굴로 사진을 올렸다.
그걸 보며 생각했다.

“내가 못 맞춘 퍼즐 조각을, 누군가는 딱 맞게 끼웠구나.”

요즘은 드라마 속 순애보가 오히려 현실 같아 보일 때가 있다.
폭싹 속앗수다에서는 강철 박보검이 끝까지 한 사람만 사랑한다.
모든 갈등과 유혹을 이겨내고, 흔들림 없이.
다른 인물들이 갈팡질팡하는 가운데, 그는 꺾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사랑은 빛난다.
진심은 드물기에 더 눈에 띄고, 상대적이기에 더 아름답다.

사랑이란,
절대적인 성품보다 상대적인 궁합이 더 중요한지도 모른다.
내가 부족해서 망가진 관계도 있고,
상대가 내게 과분했던 순간도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쉽게 말하지 않는다.
누가 옳고, 누가 나쁘다고.

친구가 또 말한다.
“남자는 결국 다 똑같아.”

나는 웃으며 이렇게 답한다.

“그래도 누군가에겐,
내가
 그 사람의 따뜻한 겨울이 될 수도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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